대한민국 태양광 밸류체인의 큰 축을 담당해온 웅진에너지가 무너지고 있다. 중국의 저가 태양광 공세에 ‘잉곳'과 ’웨이퍼‘가 직격탄을 맞아 수익성이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최근 5년간 적자 행진을 이어온 웅진에너지가 지난해 약 10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게 결정타로 보인다. 현재 웅진에너지는 잉곳을 생산하는 대전공장과 웨이퍼를 생산하는 구미공장의 가동률을 20%까지 낮춘 상태다. 생산인력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계속된 적자행진에 대주주인 웅진그룹은 추가지원 의지가 없어 웅진에너지는 사실상 폐업 수순으로 가고 있다.

태양광반도체(태양전지, 셀)전지의 핵심 소재인 잉곳은 태양전지의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녹여 원기둥 모양의 결정으로 만든 것이다. 이 잉곳을 얇게 절단해 만든 웨이퍼로 태양광반도체인 셀을 만든다. 만약 폴리실리콘?잉곳 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제조업 밸류체인 중 어느 한 곳이 무너지면 전 밸류체인이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중앙정부 지방정부의 각종 세계 금융 등의 지원에 힘입어 저가 공세를 펴고 있는 중국 때문에 태양광 제조업 기반이 휘청이고 실정이다. 이런 마당에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잉곳 웨이퍼를 만들고 있는 웅진에너지가 문을 닫는다면 우리나라는 곧바로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고 결국 중국이 원하는 대로 끌려갈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셀과 모듈을 만드는 국내 회사에 비싼 가격으로 납품하여 전체 태양광 제품단가를 더욱 치솟게 만들어 우리나라 태양광 제조업 경쟁력 자체를 무력화시키려 할 게 분명하다.

이렇게 되면 셀 제조사가 문을 닫게 되고 뒤이어 모듈 제조기업의 공장이 멈추게 될 것이다. 최종적으로 태양광 관련 산업기반이 완전히 붕괴되고 그때부터 우리 국민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중국산 태양광 제품을 사는 진뭉경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재생에너지3020 정책이 중국기업에 밥상을 차려다 바치는 것으로 귀결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웅진에너지 문제를 그냥 넘겨서는 안된다. 정부가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잉곳, 웨이퍼 물량을 계약하여 웅진에너지가 정상화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 재생에너지의 핵심 태양광산업 밸류체인이 무너지지 않도록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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