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평양-함흥 신도시 전력교류 논의될 듯
북한 수력발전소 노후설비 교체시 100만kW 확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8일 오전 평양 려명거리에서 평양시민 십만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사진=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제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9월18일 오전 10시 평양을 방문하며 함께 방북한 남북정상회담 수행단 200여명에 최태원 SK회장, 삼성 이재용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회장, 최정우 포스코 회장, 김용환 현대자동차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와 한국전력공사 김종갑 사장과 오영식 코레일 사장 등 에너지공기업 대표가 동행함에 따라 남북 에너지교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는 정유-가스사업 및 발전분야, 삼성은 전기 및 중전기기 분야, 현대그룹은 태양광 등 신재생 분야, 포스코는 제철-연료전지-발전분야에서 각각 사업영역을 확고히 하고 있고 여기에 한전과 코레일 사장이 동행함에 따라 대북 전기교류 및 철도연결 사업에 대한 밑그림을 구체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월27일 오전 9시29분 판문점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과 소회의실 사잇길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제1차 남북정상회담 환담을 했다. 이 자리에서 남북 평화프로세스의 구체적 내용을 담은 문건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건에는 남북 경협 및 전기-철도 등 에너지 교류에 대한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정상은 2차 남북정상회담을 지난 5월 26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약 두 시간 가량, 북한 북측 통일각에서 가졌지만 당시에는 북핵문제, 북미대화 등 정치외교적 문제를 중점 논의했다.

따라서 이번 3차 회담은 지난1,2차 회담을 정리하고 더 나은 남북관계를 위한 종합적인 회의테이블이 마련될 전망이다. 특히 북한 전력난 해소를 필두로 한 에너지교류와 철도문제가 핵심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의 발전설비 용량은 7253MW(730만kW)로 남한의 1/13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 5개 발전공기업 1개사가 생산하는 양에도 못미치는 아주 열악한 상태로 북한 입장에서는 전력 확보가 가장 큰 관심사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실용적인 경제노선을 취함으로써 전력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한전 김종갑 사장이 이번 방북길에서 북한측과 어떤 논의를 하고 올지 구체적으로 알려진 것은 없지만 대북관축통에 의하면 ▲개성공단 전력연결 ▲북한 수력발전소 노후설비 교체 ▲평양, 함흥 등 주요도시 전력설비 교체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지난 1999년 이후 발전설비가 답보상태다.

한국전기산업진흥회가 밝힌 자료에 의하면 북한의 발전량은 216억kWh로 남한의 1/24 수준으로 드러났다. 이 정도의 발전량으로는 새로운 산업시설이나 철도, 도로 등 사회간접시설을 건설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개방실용정책을 표방하는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부족한 북한 전력상황을 하루속히 재건하고 싶어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전은 2000년 북한 경수로 사업, 문산변전소와 평화변전소를 연결해 개성공단에 전력을 공급한 경험이 있어 남북한 협력을 통해 북한 전력망 확충이 추진된다면 한전이 주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현재 발전설비 뿐만 아니라 송배전망도 노후화되어 있어 전면적인 리빌딩이 절실한상태다. 북한이 전력 협력파트너를 우리정부에서 찾는 다면 국내 전력업계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지난 1,2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수력발전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측에서는 북한의 주요 수력발전소 시설보수공사에 대한 방안을 마련해 놓은 상태로 알려졌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수원 한강수력본부 인력이 바로 투입된다면 북한 수력발전소 현대화 설비교체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고 "이를 통해 북한 수력발전소 발전효율을 현재보다 10% 이상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북한의 송변전 시설이 너무 노후화되어 있어서 송변전설비 현대화 작업이 병행되어야 충분한 효과가 기대된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한수원측이 파악한 북한 수력발전 현황은 ▲전체 발전설비의 59% 이상을 수력으로 구성, 소요 전력의 53%를 수력에 의존 ▲설비 노후도 심각(50년 경과 38.7%, 40년 경과 60%), 전력부족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전 및 이에 따른 고장 등 발전 중단 빈번 ▲북중 공동운영(198만㎾) 발전소가 북한 소요 전력의 16~17% 담당으로 요약할 수 있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의하면 북한의 주요 수력발전소 가운데 60년 이상된 대형 수력발전소는 부전강수력(20만kW), 허천강수력(36만kW), 장진강수력(34만kW), 수풍수력(35만kW)이고 40년 이상된 대형 수력발전소가 서두수수력1,2호기(45만kW), 운봉수력(20만kW), 강계청년1,2호기(22만kW), 30년 이상된 태천수력1,2호기(36만kW), 30년 미만인 위원수력(19만kW), 안변청년수력(33만kW), 희천수력1,2호기(30만kW) 등이 있다.

전력전문가들은 북한지역 40년이 초과한 노후화된 발전소 설비(토목구조물 제외)를 전면 교체함으로써 출력효율 증강, 수명연장 및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한수원 한강수력본부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이에 해당하는 노후발전소는 서두수, 허천강, 장진강, 부전강, 강계청년, 내중리, 부령, 장자강, 천마, 운봉 등 89개 호기가 해당되며 이들 노후수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발전량은 226만kW로 북한 수력발전 총 설비용량 427만kW의 52.9%에 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만약 이들 노후수력을 현대화한다면 23만kW를 추가로 얻을 수 있게 된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대형 수력발전소 1기에서 생산하는 발전량과 같은 양이다. 이를 시설 현대화로 얻게 되는 것이다. 북한이 현재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다.

이들 전체를 현대화(기자재 제작, 철거·설치공사 포함)하는 데에는 약 20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분석됐으며 북한의 폐쇄성 및 정보수집의 한계로 정확한 비용, 사업기간 등 반드시 현지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전문가들은 북한 노후 수력발전소 현대화사업을 통해 평균 출력 10% 효율 증가, 성능향상, 운전편의성 증대, 친환경성 강화 등이 기대된다고 밝히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는 “한수원은 자체인력과 기술로 발전소 정비 및 성능개선사업 수행이 가능한 국내 유일의 조직”이라며 “한반도 비핵화, 평화체제 구축에 이은 경제교류의 키맨으로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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