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안위, 원자력연구원 폐기물 무단처분 혐의 조사 중

대전시 원자력연구원 이정표 전경. 트리가마크2,3 방성성폐기물을 보관중인 원자력연구원 주변애는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이 위치하고 있어 지역주민들의 불안감이 이번 파문으로 더 높아지고 있다는 지역여론이 일고 있다.

금, 납, 구리전선 방사성폐기물 무단처분 일부사실 확인
원자력연구원 폐기물 관리현황 전반에 대해 확대 점검 추진


국내 최초 원자로인 트리가마크2,3 해체과정에서 나온 방사성폐기물중 상당량이 분실되거나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그동안 원자력계에서 의혹을 제기해오던 일이 지난 5월7일 국내 공중파방송인 MBC에 의해 폭로되며 한국원자력연구원은 뒤늦게 이 사실을 일부 시인하고 안전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원자력연구원의 방사성폐기물 무단처분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문제가 된 트리가마크2,3는 1962년 서울시 공릉동에 건설한 최초의 원자로(명칭 서울연구로)로 33년 동안 운영하고 지난 1995년 가동을 멈췄다. 그뒤 20년 넘게 원자로를 해체하며 여기서 나온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을 드럼통에 담아 대전 원자력연구원으로 이송 보관하고 있었다.

원안위는 원자력연구원 소속 직원이 서울연구로 해체과정에서 발생한 납 폐기물 등을 절취, 처분하였다는 제보를 지난 1월말 접수함에 따라 지난 2월부터 조사에 착수했으며 2018년 5월9일 현재 금, 구리전선, 납차폐체 등 서울연구로 및 우라늄변환시설 해체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이 무단 처분되거나 절취, 소실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서울연구로는 원자력 기초응용연구 및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설로 원자로 등 주요시설은 2000년부터 2014년까지 해체완료하고 현재 제염 및 외부건물 해체작업이 진행중이다.

원안위는 우라늄변환시설 해체과정에서 발생한 구리전선 약 5톤이 2009년경 무단 매각됐으며 해당시설에 설치되어 있던 금(金) 재질의 패킹(공정 온도 유지용) 약 2.4kg~5kg이 2006년을 전후하여 절취, 소실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또한 서울연구로 해체과정에서 발생한 납 차폐체 17톤, 납 벽돌 폐기물 약 9톤 및 납 재질 컨테이너 약 8톤 등 현재 소재 불명인 납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원안위 발표에 의하면 원자력연구원은 2010년 핵연료제조시험시설 리모델링으로 발생한 해체 폐기물을 해당 시설 창고에 무단 보관하고도 폐기물 처리가 완료된 것처럼 해당과제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했으며 이 과정에서 핵연료물질 사용변경허가 규정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대전 원자력연구원으로 운반된 서울연구로 냉각수 폐기물 저장용기 39개 중 폐기물로 처분되거나 다른 시설에서 사용 중인 37개 공(空) 드럼 이외의 소재불명인 2개 공(空) 드럼 보관, 처분현황에 대해서도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다.

원안위는 현재 소재불명인 금, 구리전선, 납 폐기물 중 상당량이 원자력연구원 소속 전현직 직원 등에 의해 절취, 매각된 것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이다.

추가적인 조사를 통해 무단 처분된 양, 시기 등을 보다 구체적으로 특정한 후 위반행위 혐의자는 검찰에 수사의뢰 또는 고발하고 원자력연구원에 대해서는 원자력안전법에 따른 행정처분을 추진할 예정이다.

원안위는 이번 조사를 통해 원자력연구원이 실제 보관하고 있는 방사성폐기물 양과 기록상의 폐기물의 양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함에 따라 향후 이번 조사와는 별개로 원자력연구원 폐기물 관리현황 전반에 대한 점검계획을 수립하여 확대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원자력연구원은 원안위에서 원자력연구원을 대상으로 실시중인 특별검사와 관련, 8일 입장문을 발표하고 그동안 원안위에서 조사중인 사안이어서 미리 알려드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원자력연구원은 서울 공릉동에 위치한 연구용원자로 트리가마크3(TRIGA MARK-Ⅲ)를 지난 1997년부터 2008년까지 해체했고 해체 과정에서 발생한 폐기물 중 일부에서 관리부실 의혹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원 관계자는 "해체는 전문업체를 통해 수행되었고 해체 작업 후 10여년이 지나 당시 업무를 담당한 직원들 중 상당수가 퇴직하는 등 조사에 어려움이 있으나 사실규명을 위해 원안위 조사에 최대한 협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원은 폐기물 관리 부실 의혹이 있는 내용을 확인해 발표했는데 내용은 다음과 같다.
 
▲해체시 발생한 폐기물 중 구리가 포함된 전선류 일부(5.2톤)를 해체 주관업체의 직원들이 보관창고에서 절취하여 재활용업체에 매각(2009년 4분기)했으며 연구원은 즉시 해당 업체에 관련 직원 징계를 요구했다. 잔존량(899 kg)은 현재 방사성폐기물 저장고에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우라늄 변환시설에 사용된 금 개스켓(gold gasket. 외경 20 cm, 내경 14 cm, 두께 0.8 cm, 무게 약 2.4kg으로 추정)의 소재가 불명확하여 현재 조사 중이다.

원자력연구원 입구 전경

키워드

#N
저작권자 © 산경e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