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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전환은 공공부문 개입과 참여를 통해 가능하다”송유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
이만섭 기자 | 승인 2018.03.30 18:00
   
 

국회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과 지난 3월16일 국회에서 개최한 ‘한국사회 에너지민주주의 확대를 위한 정책과 쟁점’이란 주제로 세미나에서 “6개 발전공기업을 3개 권역별 공사로 재편하자”는 발표를 해 관심을 모은 이가 있다. 송유나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이 그 주인공이다.

386세대 마지막 운동권 출신(이대 사회학과)으로 민주와진보를 위한 지식인연대 간사,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정책연구실장을 통해 발전공기업 민영화 과정을 숨가쁘게 지켜본 장본인이다. 원자력, 전력, 가스 산업 및 한미 FTA 관련 연구에 참여했고 ‘전력산업 구조개편과 수직통합의 경제학’을 발간한 에너지전문가인 그가 국회에서 문재인정부의 에너지정책에 대해 일갈했다. 워낙 바빠 서면인터뷰와 전화통화를 통해 인터뷰를 완성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1.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 핵심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한국의 에너지 정책은 급변했다.

원자력과 석탄화력 중심의 에너지 산업 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한 시도는 매우 긍정적이다. 그러나 하필 문재인 정부 시기 원전과 석탄 비중은 역대 최고 수치로 늘어난다. 2030년이 되어도 2만MW가 넘는 원자력발전과 4만MW에 달하는 석탄발전은 역시 기저전원으로 기능할 것이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20%까지 늘리더라도 높은 기저전원 비중에 의해 재생에너지 설비용량만 양적으로 늘어난 것에 그치고 말 가능성이 크다.

원전과 석탄을 일정기간 대체하고 재생에너지를 백업해야 할 LNG 발전 또한 CP(Capacity Price; 용량요금)와 SMP(System Marginal Price; 계통한계가격) 제도가 존속하는 한, 에너지 전환을 위해 소요되어야 할 비용을 천연가스 직수입자나 민자 LNG발전사업자들에게 고스란히 돌리고 말 것이라 안타깝다. 이렇듯 현재의 에너지 전환 정책은 목표시점과 경로 등 방법론이 부재한 것이 사실이다. 

에너지 전환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저전원에 대한 근본적 인식 변화, 전력거래제도 재편 및 규제와 시장의 분리, 공기업 ?한전과 발전자회사 및 가스공사 등- 의 공공적 역할 강화와 협력을 통한 공적 에너지 전환 정책 수립, 재생에너지 시장에 대한 보호·지원과 동시에 시장의 성격·주체에 대한 규제 등이 필요하다.

에너지 전환은 근본적으로 시장질서 내에서 불가능하며 공적인 기획 및 공공부문에 대한 개입과 참여(주체화)를 통해 가능하다. 결국 에너지 전환의 핵심은 에너지 공기업들의 체질·체제와 지배구조를 민주적, 개방적 구조로 바꾸어나가는 일에 있다.

2. 재생에너지 확대와 기저전원으로서 가스발전을 하게 될 경우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다. 시민, 산업계 저항이 예상되는데.

에너지 전환 정책이 아니라 할지라도 기존 원전의 안전성 강화, 미세먼지대책과 탄소문제 해결 등을 위한 석탄화력의 패널티 적용 등 전기요금 인상 요인은 도처에 존재한다.

나아가 에너지 전환 즉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국민들이건 산업체이건 마땅히 그 비용을 물어야 할 것이다. 전기요금 없이 에너지 전환이 가능하다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두 가지이다.

우선 그 비용을 누가 어떻게 담당할 것인가 즉 정의의 문제가 있다. 두 번째로는 비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다. 이 양자를 충족시키는 것이 정의로운 전환이자, 공공적 전환이라고 생각한다.

전체 전기의 55%를 사용하는 산업체 그 중에서도 에너지 다소비 대기업들은 마땅히 전환의 책임을 져야 한다. 한국에는 아직 탄소세도 없으며 에너지 다소비에 대한 그 어떤 패널티도 없다.

물론 산업계의 경우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련 대책은 차이를 두어야 할 것이다.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 과정에서 해당 주민들은 피해를 보고 대형 신재생업자들은 돈을 버는 체제도 바람직하지 않다.

바로 이 때문에 시장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며 공기업과 지자체들이 이를 주도하여 소규모 재생에너지업자를 보호하고 에너지 전환 전반의 비용을 흡수하고 완충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다.

3. 에너지민주주의 차원에서 발전공기업들이 수익에만 몰두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발전공기업 지역분할론도 이의 일환이 아닌지 궁금하다.

2001년 4월 1일 오로지 매각 즉 분할매각식 민영화를 위해 한전에서 화력발전 5사와 한수원으로 분할한 채 17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현 체제는 민영화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전력거래제도는 누더기 제도로 변질되었다.

또한 화력 5사와 원자력 1개사는 지역별 분할도 아니었으며 단지 매각대금(당시 17조 4천억원)과 매각에 용이한 용량 중심으로 한 분할이었다.

이들 6개사는 지난 17년 동안 우 기형적으로 발전해왔다. 공기업이면서도 각자 수익에 매몰되어 신규 석탄, 신규 원자력 건설에만 몰입했고 수익이 나지 않는 재생에너지 투자에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밀양 송전탑 문제 등과 같은 사회적 갈등이 유발된 것 역시 지역간, 회사간 불균등한 발전이 낳은 산물이었다.

재생에너지 확대, 석탄과 원전의 축소 등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지역간 수요 공급이 불균등한 현 체제를 극복해야만 하며 이 때 지자체들의 협력 역시 가능해질 것이다. 특히 원자력의 경우 원자력발전만으로 기업을 유지시키는 회사는 한수원이 전세계 유일하다. 바로 이 때문에 원전 정책을 둘러싼 종사자들의 불만과 불안이 증폭되는 현재의 구조가 양산된 것이다.

원래 우리는 전력산업의 재통합을 주장해왔다. 이 방안은 전력산업 전환의 실효성, 이를 위한 비용 등 제반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이다. 한전과 한수원 및 5개 발전공기업의 수익을 사회적으로 환원하여 에너지 전환 비용을 공적으로 충당할 수 있다.

또한 석탄과 원자력을 줄이고 재생가능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에 해당 기업 혹은 종사자들의 저항이 그나마 적은 방안이다. 그러나 한전을 위시한 공기업들은 그동안 시민사회 및 지역·환경단체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적대적 대상으로 전락했다.

특히 한전과 발전공기업들이 보다 커지고 힘이 세지는 것에 대해 시민사회는 위협적으로 인식하고 부정적이다. 이들 기업의 운영 자체가 비민주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한다면 전력산업의 완전 통합 방안은 전력공기업들의 민주화 혹은 재편을 전제로 하여 단계적으로 추진하거나 변형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 때문에 보다 현실적이며 종사자들의 저항을 최소화하고 지자체와의 협력관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발전공기업을 중심으로 우선 3개사 정도의 재편안을 제시한 것이다.

지금과 같이 한전, 한수원, 5개 발전화력공기업이 분할하여 경쟁하고 수익 조정을 하며 시장에 편입되어 결국 완전 민영화를 위해 치닫는 것은 결코 올바르지 않다.

또한 원자력으로 특화된 한수원, 석탄과 LNG 발전이 불균등하게 발전해온 5개 공기업의 현 체제로는 에너지 전환이 불가능하다. 이들 6개 공기업을 에너지 믹스를 중심으로 아예 지역별로 재편하는 방안은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

석탄화력은 영흥화력이 있는 수도권과 충남에 집중되어 있다. 원자력은 고리, 월성, 영광, 울진 네 지역에 있다. 신재생에너지와 백업전원으로서의 LNG 발전을 지역적 특성에 맞게 확대, 재배치할 계획을 세우면서 원자력과 석탄 발전과 적절하게 믹스하면 될 것이다.

이 방안은 첫째, 경쟁할 필요가 없다. 둘째, 점진적 재편 과정에서 에너지 전환 비용을 원자력과 석탄, LNG 가격 조정을 통해 평등하게 분담할 수 있다. 셋째, 수익을 자연스럽게 재생가능에너지 전환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넷째, 전력산업의 분권화, 분산형 전원에 맞추어 지역 공기업으로 점차 전환해나갈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어차피 한국은 현재 전력계통과 판매가 한전으로 통일되어 있다. 이 때문에 재생가능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지역 분권화 및 분산형 전원의 확대가 쉽지 않다는 것이 시민사회, 환경단체, 지역주민의 의견이다. 이를 고려하여 수도권과 강원권(한울 원자력 포함), 충남과 전라도, 경상도 지역(한울 원자력 제외) 등으로 3개 권역으로 분권화하여 운영해볼 필요가 있다.

이 경우 각 전원이 골고루 믹스되는 효과와 더불어 향후 전력산업의 지역 분권적 운영, 계통의 원활한 분산을 가능하게 하는 토대를 만들어갈 수 있다.

또 한가지 방안으로 울진, 월성, 고리, 영광 원자력과 석탄, LNG를 고루 믹스하여 4개사로 재편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어떠한 방안이든 에너지 전환과 공공성을 중심적 가치로 볼 때 현재의 6개사 경쟁체제는 에너지 전환 정책에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만은 분명하다.

4, 발전공기업 분할론이 현 정부와 일정 교감 속에서 나온 것인지 궁금하다.

2004년 배전분할이 중단된 이후, 전력산업 구조개편에 대한 다양한 방안들이 역대 정부마다 모색된 바 있다. 그러나 한전 1개 기업을 7개로 나누어 놓은 만큼 경영진들 혹은 특정 이권에 개입된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 있다.

또한 공기업 지방이전으로 인해 재편과 관련한 지역의 불만 역시 존재할 수 있다. 현재 정부와 국회 등에서는 전력산업이 어떠한 방향에서든 현 상태로 존속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고 본다.

다만 일부 경영진 등의 저항(현재 원자력 종사자들의 저항과 마찬가지로)과 동시에 지자체 설득, 그리고 산업부 일부 관료들의 불만이 존재하여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에너지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는 현 체제 하에서는 불가능하다. 에너지 전환이 무리 없이 추진되고 무엇보다 그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바로 이것이 국민을 위한 에너지 전환이기 때문에 전력산업은 반드시 되어야 할 것이다.

한전과 발전회사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을 위해서라도 전력산업의 일정한 통합적 질서 회복 및 발전자회사들의 재편이 필요하다. 현 구조에서는 원전과 석탄화력 축소에 따라 6개사가 매우 불균등하게 발전할 수밖에 없어 1개사 내에서 고용을 전환하고 재배치하기가 무척 힘든 구조다.

또한 재생에너지 확대와 관련해서 역시 전국을 들쑤시는 경쟁을 막아야 한다. 바로 이 때문에 지역을 통합하는 통합적 개발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발전공기업들은 지역적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이 점에 대해 향후 지자체와 논의해나갈 것이고 대다수 지자체에서도 재생에너지 확대 및 지역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을 위해 동의할 것이라고 본다.

5. 발전공기업 지역별 분할과 함께 신재생에너지공사(사칭)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복안을 듣고 싶다.

신재생에너지를 독립적인 공사로 하는 것이 적합할지 지역별 공사 혹은 공영체계가 적합한지에 대해서는 좀 더 연구가 필요하다. 다만, 발전공기업이 지역별 분할 재편되었을 경우 신재생에너지의 지역별 공영체제적-발전회사 내부 혹은 지자체와의 공영체계- 발전은 훨씬 바람직한 방안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특히 신재생에너지는 전력계통의 안정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한전, 발전공기업, 지자체, 지역의 협동조합 및 지역에너지 추진 주체 등이 지역별로 상생하여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6. 에너지프로슈머 시대에 맞는 시민들의 재생에너지 직접 참여가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조합을 중심으로 도심태양광사업, 농촌태양광사업이 확산될 조짐이다. 연구원에서 전망하는 시민 주도 재생에너지 사업 전망을 듣고 싶다.

한국은 당분간 풍력과 태양광 입지 전쟁, 재생에너지 브로커들이 난무하는 상황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대규모 재생에너지를 만들어서 또한 대용량 송전을 하는 것은 재생에너지 취지 자체에 걸맞지 않으며 최대한 자급적이고 자립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때 난방과 열 공급 등과 연계해서 반드시 고민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도시가스의 경우 전국 보급률이 85%를 넘지만 강원도와 전라남도의 보급률은 낮다. 이러한 식으로 지역마다 에너지 자립구조 혹은 공급 소비 패턴이 모두 다르다. 이러한 점을 모두 고려하여 재생에너지는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공공적-공동체적 발전 전망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지역의 에너지 과소 체제와 시스템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시민이 주도하여 지역에너지를 지역에 맞춰 개발해나가면서 지자체와 공기업들과의 신뢰 있는 협력이 가능한 체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한데 현재 재생에너지가 시장으로 과열되고 있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시민주도 재생에너지 발전방향과 관련해서는 현재 연구 중에 있으니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만섭 기자  skenews@skenew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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