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한수원, 에너지시설 및 원전 긴급 정밀진단 들어가
탈핵국회의원모임-환경운동연합, 정부에 탈원전 강하게 압박

15일 오후 2시29분 포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 포항시내 건물외벽이 지진으로 인해 무너져 내리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지진 직후 포항 피해상황.

11월15일 오후 2시29분 한반도 동남지역을 들썩이게 한 포항 지진여파가 탈원전 후폭풍으로 이어질 조짐이다.

다행히 지진 진앙지에서 가까운 월성원전은 16일 오전 5시 현재 별 차질 없이 정상 운행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11월 15일 오후 2시29분 포항시 북구 북쪽 9km 지역에서 처음 발생한 규모 5.4 지진과 관련해 진앙지에서 약 45km 거리에 위치한 월성원전을 비롯한 모든 원전은 발전정지나 출력감소 없이 정상운전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지진 발생 직후 월성1발전소에  지진감지 경보가 발생하여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초진 발생 2시간여만인 오후 4시49분 포항시 북구 북쪽 8km 지역에서 규모 4.3의 여진이 발생해 정부 및 원전 당국을 당혹케 했으나 추후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은 여진에 대해서 지진 감지경보가 작동한 원전은 없으나 지속적으로 설비 점검을 하고 있으며 특이사항 발생 시 즉시 알리겠다고 밝혔다.

산업통상자원부 백운규 장관은 지진발생 직후인 오후2시55분부터 25분간 정부서울청사에서 세종청사와 긴급 영상회의를 주재하고 원전, 발전소, 송배전망, 석유비축시설, 도시가스관 및 인수기지 등 에너지 관련 시설과 산업단지 등에 대해 지진에 따른 상황과 영향을 점검하고 필요한 대응조치를 즉시 취하도록 지시했다.

또한, 한전사장, 한수원 사장, 원자력환경공단 이사장, 산업단지 이사장 등과 직접 통화하여 상황대응에 만전을 기해줄 것을 당부했다.

현재까지는 원전 및 발전소, 방폐장, 가스관, 송유관, 송배전망 등 주요 에너지 관련시설별로 이상 여부를 확인중이다.

산업부는 만약의 가능성에 대비해서 에너지, 산업 관련기관과 계속 상황을 긴밀히 모니터링․공유하면서 신속하게 대응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서울까지 지진 진동을 느낄 정도로 강력했던 이번 지진으로 많은 국민들이 놀라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탈원전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20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건설재개를 정부에 권고했지만 향후 원전정책에 대해서는 탈원전을 제시한 상태였기에 이번 지진으로 원전업계는 당혹해하는 상황이다.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대표 박재호 의원)은 15일 오후 “포항지진, 원전사고 막을 마지막 기회다”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은 “오늘 포항지진 진원지에서 불과 40㎞ 거리에 있는 월성지역은 총 6기의 원전이 밀집해 있다. 이를 비롯해 전국 24기의 원전이 모두 흔들렸다. 원전 안전에 대한 국민의 믿음도 무너졌다. 작년 7월 울산 지진, 9월 경주지진 때 이미 깨달았듯, 대한민국은 지진 안전지대도 원전사고 안전지대도 아니다”라고 말하며 “대한민국의 원전들은 하필이면 정확하게 활성단층대 위에 건설됐다. 작년 경주지진과 오늘 포항지진은 한반도 남동부를 세로로 가로지르는 양산단층과 이와 이어진 8개의 대규모 활성단층이 이루는 양산단층대를 진앙으로 두고 있다. 이 위에 월성·신월성 6기, 울진 한울 6기, 부울경 고리·신고리 6기 등 18기의 원전이 돌아가고 있고 5기의 원전이 건설 중에 있다”고 지적했다.

박재호(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탈원전 정책은 더 빠르고 더 강력히 추진돼야 한다. 신규원전 건설 중단과 노후 원전 수명 연장 금지의 공약은 확고히 지켜져야 한다. 당장은 기존 원전들의 내진설계기준을 강화하고 내진보강 조치가 조속히 단행돼야 한다. 에너지정책을 신재생에너지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작년에 두 번, 오늘까지 세 번째다. ‘탈핵에너지전환 국회의원 모임’은 큰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원전 안전을 우려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오늘 포항지진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 다음 성명이 초대형 원전사고로 무의미한 것이 될지, 요구한 조치가 완벽히 이행되어 필요 없는 것이 될지 관계 당국의 조치를 지켜볼 것이다”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환경운동연합도 지진발생 직후 성명서를 발표하고 “양산단층대는 수천만년에 걸쳐서 총4번의 활동시기가 있었다. 한 번의 활동시기에서는 수백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양산단층을 비롯해 8개의 대규모 활성단층들로 이루어진 양산단층대가 다시 본격적으로 활동이 시작되었다면 단순히 내진설계 기준 강화로만 위험이 해소되지 않는다. 건설 중인 원전을 포함해 한반도 동남부 일대 원전 개수를 줄이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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