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공포 주장은 반드시 전문가 검증 거쳐야

[주장 1]  “북태평양 수산물 300년 먹지 말라”
김익중 교수는 “(후쿠시마 사고로) 북태평양 수산물이 세슘-137에 오염됐으니 300년 동안 먹지 말라”고 즉 식품에 방사성핵종이 전혀 검출되지 않아야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지구상의 거의 모든 물질에는 방사성핵종이 존재한다.

세슘-137은 과거 핵실험의 여파로 지구 전체에 낮은 농도로 존재하며, 우리나라 농수산물이나 토양에서도 검출된다.

김 교수가 예로 든 ‘북태평양 수산물’의 방사능 검사에서 세슘-137이 기준치인 1kg에 100Bq(베크렐)을 초과한 사례가 없다.

고구마와 감자에는 칼륨-40이 1kg에 평균 100Bq이나 들어있다. 300년 동안 먹지 말라는 것은 사실에 맞지 않는 주장일 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 방사선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켜 원전에 대한 불안감을 부추기기 위해 만들어 낸 가짜뉴스에 불과하다.

[주장 2]  “방사능의 안전기준치는 없다”
 김 교수는 의학 교과서에 “방사능의 안전 기준치는 없다”, “(방사능 피폭으로)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암이 증가한다”라는 내용이 게재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어떤 의학 교과서에도 이런 내용은 없다. 예방의학 교과서에 기술된 ‘확률론적 영향’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해석한 것으로 보인다.

100 mSv(밀리시버트) 이상에서는 암 발생 증가가 방사선량에 비례하지만, 100 mSv 이하에서는 불필요하게 방사선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의학적 판단에서 방사선량에 비례하는 암 발생 위험이 있다고 가정한 것이 ‘확률론적 영향’의 개념이다.

따라서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ICRP)는 이 가설을 적용해 사소한 방사선의 위험을 예측하여 과장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주장 3]  “일본 정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역학조사 하지 않아”
김 교수는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사고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고 하는데, 이는 명백한 거짓말이다. 지난 2011년부터 후쿠시마 의과대학은 ‘후쿠시마 건강관리조사’의 일환으로 사고 당시 후쿠시마 거주자 대상으로 2,055,305명의 기본조사를 수행하고 있다.

이 조사는 18세 이하 약 30만 명을 대상으로 갑상선 검사를 비롯하여 내부 피폭 검사 (2017년 1월 누계 319,962명), 건강 진단 215,315명, 정신 건강 및 생활습관 조사 208,433명, 임산부 조사 14,569명 등을 진행하고 있다.

[기타 비과학적이고, 비논리적인 일방적 주장]
 지난 2015년 김 교수는 메르스 예방에 비타민C 복용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킨 적이 있다. 1954년과 1962년에 걸쳐 노벨상을 두 번 받은 라이너스 폴링(Linus Pauling)도 고(高)용량 비타민C 요법을 주장했지만, 메타분석 결과 근거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폴링의 일화는 근거중심의학에서 전문가를 자처하는 개인의 경험이나 의견이 실제 사실과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과학자의 주장은 ‘논문’을 통해서 발표할 때 과학적이라고 할 수 있다. ‘논문’을 통해 듣지 않고 ‘논문’으로 말하지 않는 자는 자기의 경험이나 의견을 과학이라고 주장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

한편, 서울대학교 원전 역학조사 결과, 원전 주변지역에 거주하는 주민을 원전에서 멀리 떨어진 주민과 비교할 때, 다른 암은 차이가 없었지만 여자 갑상선암 발생은 2.5배 높았는데, 그 원인은 방사선 이외의 요인으로 추론되었다. 그런데 김 교수는 그 결과가 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되기도 전에 원(原)자료(raw data)를 불법(不法)으로 입수해서 ‘반핵의사회’에 넘겼다.
 
그리고 ‘반핵의사회’는 원저자(原著者)의 허락도 없이 왜곡되고 과장된 아전인수(我田引水) 식의 해석을 달아 ‘직업환경의학회’에서 먼저 발표해 버렸다. 심각한 생명윤리법 및 출판윤리 위반을 무용담인양 언론에 밝히는 것은 교수로서 매우 무책임한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

또한 방사선의 인체 영향에 관해서는 방사선종양학, 영상의학, 예방의학, 핵의학 전문의, 그리고 방사선생명과학 연구자가 진정한 전문가이다. 본인의 말대로 최종 결정은 국민의 몫이고, 설명 의무는 전문가의 몫인 것이다.  설명 의무는 의료윤리의 ‘자율성 존중의 원칙’에서 요구되는데, ‘자율성’은 ‘속임(deceit)’으로부터 자유로운 선택이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미생물학자인 김 교수는 ‘의대 교수’라는 신분을 이용해 전문가의 과학적 근거를 ‘팩트(fact) 왜곡’으로 호도하면서 국민의 자율성을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 자신의 주장에 대한 정당성을 인정받고 싶으면 공인된 학술지에 논문으로 발표하고 전문가 심사(peer review)를 통과하기 바란다.

한국원자력학회는 원자력에 관한 학술 및 기술의 발전과 회원 상호간의 협조를 도모함으로써 원자력의 개발,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69년에 설립된 원자력계 전문가들의 학술단체다.

그런데, 지난 8월 4일 김 교수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자력계를 두고 “논리가 아주 사악하다”, “팩트 왜곡이 너무 많다”, “원자력 연구비가 줄어드는 이해관계와 관련 있다”는 등의 일방적 발언으로 비난했다.

원자력계를 비판하려면 구체적인 근거를 가지고 팩트를 말해주기 바란다. 감정 섞인 언사 또는 추상적이거나 애매모호한 주장으로 원자력 분야를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일반국민들을 호도하는 일이 더 이상 반복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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