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기술공사가 복마전(伏魔殿)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김정훈 국회의원이 가스기술공사로부터 받은 자료를 검토한 결과에 의해서다. 가스기술공사는 LNG사우회와 경정비업체 청우인텍에 10년 간 76건, 390억원의 용역을 밀어줬다.

LNG사우회는 가스공사와 가스기술공사 전현직 임직원이 회원으로 구성된 단체다. 청우인텍은 이 LNG사우회가 출자한 업체다. 한마디로 가스기술공사가 자신들이 발주한 공사를 스스로에게 맡겼다는 뜻이다.

그동안 가스업계에서는 이러한 눈 가리고 아옹식의 용역 계약이 만연하다는 의혹이 계속 제기돼 왔다. 이번에 이것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특히 청우인텍의 지분 관계를 보면 이들의 특수관계가 명백히 들어난다. LNG사우회가 91.6%의 지분을 갖고 있다. 나머지 8.4%는 개인 9명이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가운데 8명이 가스공사 퇴직자들이다.

가스공사는 가스기술공사의 유일한 주주이다. 이들의 짬짜미 관계가 명확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러한 관계가 일부 문제가 있다고 김 의원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이들이 맡은 가스배관 사업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사업이다. 자칫 부실 공사가 이뤄질 경우 대형 가스 폭발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안이 이렇듯 위중함에도 산자부는 LNG사우회에 가입해 있는 임직원을 탈퇴하도록 조치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려고 하고 있다.

산업부는 이번 사건을 이렇듯 두루뭉술하게 처리해서는 안 된다. 가스배관 사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실체 파악에 적극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선 감사도 적극 검토해야 마땅할 것이다.

이렇듯 미온적 처리로 일관할 경우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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