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하이웨이재단, 한·일 해저터널 조사사갱 대마도서 첫 삽
'국제하이웨이·한일터널 구상'이 드디어 역사적인 첫걸음을 디뎠다.
"중국에서 한국을 통해 일본에 이르는 아시아권 대평화고속도로를 건설하고 전세계로 통하는 자유권 대평화고속도로를 건설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한반도를 종단해 터널이나 철교로 일본 열도에 연결하고 일본을 종단하는 자유를 보장받는 국제평화고속도로권을 말한다. 이것이 건설된다면 아시아 3국은 문자 그대로 평화고속도로로 연결돼 일체화될 수 있다."
문선명(1920~2012) 총재가 30여년 전인 1981년 서울 제10회 제과학통일회의(ICUS)에서 제창한 '국제하이웨이·한일터널 구상'의 내용이다.
국제하이웨이재단은 11일 대마도(쓰시마) 이즈하라에서 한·일 해저 터널 대마도 조사사갱(調査斜坑) 기공식을 가졌다. 대마도에서 한국을 향해 진행되는 조사사갱으로는 이번이 첫 기공식이다.
도쿠노 에이지 국제하이웨이재단 회장을 비롯 오오에 마스오 국제하이웨이재단 이사장, 윤정로 한국 UPF 회장, 김동욱 전 국회의원, 조정화 부산시의회 의원, 김진환 대구 수성구의회 의장 등 한·일 양국 7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프로젝트 시작에 감격 곳곳서 눈물 훔치는 소리도
요란한 폭죽과 풍악은 없었다.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불교(일연종), 신도 종단을 대표한 종교지도자들은 진지하고 엄숙하게 한·일해저터널 조사사갱 공사의 안전을 기원했다. 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의 시작에 감격한 듯 곳곳에서 눈물을 훔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기공식은 3년전부터 구상·추진됐다. 대마도의 한국측 해안에 사갱기지 건설을 시작해 약 100만㎡ 토지가 마련됐다. 땅에 폭 8m, 길이 2㎞의 반입로 건설, 1만5000㎡ 사갱용지 정비, 권양기 설비용 돈대(墩臺) 조성, 조사사갱 갱구 입구공사 등은 이미 한 상태다.
이 사갱은 앞으로 대마도 서수도(西水道) 해저에 분포되는 미고결층 조사용이면서 한·일 해저터널 파일럿터널(선진도갱)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사갱기지용 땅은 가라쓰(唐津), 이키(壹岐), 쓰시마를 합쳐 120만㎡ 이상 확보됐다. 가라쓰 사갱기지(20만㎡), 이키(5만㎡), 쓰시마 사갱기지(100만㎡)로 각 장소에서 그 지역 사람들의 이해와 협력을 얻으면서 20∼30년에 걸쳐 매입됐다.
도쿠노 에이지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일 해저터널은 도로를 통해 세계평화를 만드는 방안이다. 이번 한·일 해저터널 대마도 기공식을 통해 한일 양국이 먼저 평화를 실현해 동북아와 세계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밝혔다.
김동욱 전 국회의원도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이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됐으면 한다. 한·일 해저터널이 한국과 일본의 경제발전에 이바지함은 물론이고 동북아의 평화, 나아가 세계평화를 위해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축하했다.
양국 전문가, 기술적으로는 큰 문제 없다 공감
한·일 해저터널은 기술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양국 기술진의 공통된 의견이다. 일본의 해저터널 건설 기술은 1964년 세이칸해저터널을 뚫을 때부터 확보돼 세계 최고 수준이다. 1986년 영·불 해저터널 착공 때도 일본측이 기술고문으로 참여했다.
한·일 해저터널은 해저구간만 150㎞에 달하고 가장 깊은 곳은 수심이 최대 220m에 이르는 점을 고려할 때 지금까지 개발된 해저터널 굴착공법이 모두 동원될 예정이다.
1990년 5월 노태우 대통령이 한·일 해저터널의 필요성을 최초로 언급한 이후 김대중(1999년 9월), 노무현(2003년 2월) 대통령도 해저터널에 관해 긍정적 의사를 표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도 해저터널은 검토해볼 수 있다는 태도였다. 국정감사에서 여당 의원이 해저터널 타당성 여부를 묻자 당시 대통령실장은 "한·일 해저터널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할 용의가 있고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2000년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가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차 방한한 자리에서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공식 제의한 바 있다. 2003년 일본 자민당은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100년 동안 이뤄야 할 3대 국가과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문 총재는 2008년 1월18일 국토해양부에 공익법인인 세계평화터널재단을 등록했다. 이 재단은 각계 인사들을 규합, 한일터널과 베링해협 프로젝트의 실현을 위한 추진체로 '베링해협 평화포럼'과 '한일터널 포럼'을 발족시키고 학술연구와 홍보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한·일 해저터널은 남북관계 개선 효과도 있다고 보고 있다. 중국횡단철도(TCR),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의 연계를 고려하면 북한 개방, 협력도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다.